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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3.04.27 / 책임의 설렘 본문
2023.04.27 / 책임의 설렘
회사 안드로이드 팀은 배포 자동화가 안되어 있었고 이번에 내 태스크로 안드로이드 팀 CI/CD 를 주셨다. 이 정도 규모의 일에, 다른 팀과 협업하고 리드해야 하는 일에 티켓 메인 assignee로 내 이름이 올라간 건 처음이었던 것 같다. 팀 리더 분들과 미팅하고 작업자로 내 이름이 불려졌을 때 너무 설렜다. 엄청 무서웠지만 또 엄청 기뻤다.
항상 레거시를 욕해왔다. 답답하고 와닿지 않고, 잘 읽히지 않는 구조나 코드가 마음에 안들었다. 아예 기반 작업이 없이 작업하면 편할 줄 알았는데 레거시가 없는 상태로 구조를 고민하고, 사용 시나리오를 고민하고. 정말 차라리 레거시의 딱 명확한 기반이나 흐름이 그리웠다.
사소한 것부터 큰 구조까지 고민을 정말 열심히 한 것 같다. 'version number를 어떻게 중복되지 않게 자동화 할 수 있을까?' '만약 수동 배포해야 할 상황이 있지 않을까'부터, 'Jenkins agent는 뭘로 해야하지? 그냥 Cloud를 쓸까? 돈이 얼마나 더 나갈까, Jenkins agent가 꺼지면 어떻게 체크하고 다시 살리지' 처럼 지금 생각하니 별 것도 아닌 문제들로 출퇴근 길을 사용했다. 문제 해결보다는 어떤 문제들이 있을지 리스트 업 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쓴 것 같다.
지금까지와 책임이 달랐던 거 같다. 이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면 온전히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. 더 많은 공부를 하게 만들고 더 안정적인 구조를 고민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. 키를 저장하는 위치 같은 보안 문제도 계속 확인하고, Agent 전원이 나가거나 프로세스가 꺼지는 상황 등등 그저 선임으로부터 태스크가 내려오던 평소에는 못 봤던 것들을 고민해야 했다.
그 책임감만큼이나 끝나고 나니 뿌듯하기도 하다. 정상 동작을 알리는 로그와 Slack 알람들이 기특하기도 하다. 특히 모바일 팀 팀원들이 너무 편하다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주실 때마다 그 날 하루가 기분이 좋아진다. 내 새끼 자랑이 이런 건가 보다.
조금씩 책임지는 범위가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. 문제가 생길 때 나를 찾아온다는 거. 책임을 진다는건 무서우면서도 나를 성장시키는 참 좋은 자극제인 것 같다. 팀에 녹아들어 함께 작업하는 방법을 배웠던 것이 작년 키워드라고 하면 올해는 책임을 지는 방법, 책임의 무서움과 그 무서움이 나를 얼마나 더 꼼꼼하게 만드는지 배우고 있는 것 같다.
좋은 사람들을 만나 매번 배울 수 있는 경험들을 하고 있다.
참 감사한 1년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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